스포츠 담긴 책장

“이 책은 스포츠를 사랑하는 자녀에게
부모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Dallas Morning News

나를 점프해

학생선수를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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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에게 던지는 열 개의 슛


저자 빌 브래들리
출판사 꿈엔비즈

스포츠 담긴 책장

“이 책은 스포츠를 사랑하는 자녀에게 부모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이 책은 20세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적인 농구선수가 농구를 통해 배운 10가지 가치(Values)를 글로 정리한 것이다. <열정, 규율, 이타심, 존중, 통찰력, 용기, 리더십, 책임감, 회복력, 상상력>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이 10가지 이외에 또 무엇이 필요할까? 그리고 이 전부를 농구를 통해 배웠다니 농구도 그깟 공놀이는 아닌가보다.

농구와 사랑에 빠져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한 '빌 브래들리(William Warren Bill Bradley)'가 바로 이 책의 저자다. 브래들리는 그야말로 공부하는 학생선수였다. 그는 대학시절에 NCAA 최우수 선수(1965년)로 선정될 만큼 이미 재능 있는 농구선수였으며, 동시에 프린스턴대학교에서 공부하고 로즈장학금에 선정되어 옥스포드에서 유학할 만큼 우등한 학생이었다. 프로선수로서는 70년대 뉴욕 닉스의 전성기를 이끌며 10년 동안 2번의 우승을 경험했고, 닉스에서 그가 달았던 24번은 영구결번으로 등록되었다. 은퇴 후에는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을 시작으로 정계에 진출했으며 2000년에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브래들리는 학업에 매진할 때나 정치인으로서 살아갈 때 농구를 통해 배운 가치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물론 농구선수였다고 해서 모두가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브래들리나 존 우든과 같은 소수에게만 주어지는 특혜일 리도 없다. 다만, 브래들리는 농구를 대하는 태도가 조금 남달랐다. 그는 누구보다 농구를 좋아했기 때문에 농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모든 현상에 대해 다소 진지했고 인간이 누리는 하나의 문화로서 농구를 소중히 여길 줄 알았다. 그는 농구의 기술만 습득한 것이 아니라 정신까지도 습득한 것이다.

규율

브래들리는 14살 때 동네에서 열린 농구 캠프에 참여하여 인상 깊은 연설을 들었다고 한다.
이후로 브래들리는 노력이 부족한 탓에 패배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본인만의 훈련 규율을 정하고 결코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한 예로, 고등학교시절 그는 일주일에 네 번, 하루에 세 시간씩 훈련을 했는데 각각 다른 위치의 다섯 곳에서 25개의 세트슛과 25개의 점프슛을 연속으로 성공시킬 때까지 슛연습을 했다. 23번째에서 실패하면? 당연히 처음부터 다시였다. 본인이 정한 규율을 하루하루 지키던 그의 집착은 지치지 않는 체력과 정확한 슛기술 뿐만 아니라 ‘성실’이라는 가치로 그에게 돌아왔다.

브래들리는 NBA와는 거리가 먼 프린스턴대학에 진학했다.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기 위해서다. 평범한 일반학생도 아니고 아이비리그의 수재들 틈에서 공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첫 학기 학업 성적이 실망스러웠던 그는 고집스러운 훈련 규율을 학업에 부여하기로 결심했다. 두 번째 학기부터 밤마다 도서관에 살다시피 했고 원정경기가 있는 날이면 가방에 책을 가득 담고 버스에 탔다. 첫 학기 이후로 브래들리는 우수한 성적을 졸업 때까지 유지했다. 그 덕분에 졸업 후 세계에서 가장 영예로운 장학금 중 하나인 로즈장학금을 받고 옥스포드에서 유학생활까지 하게 된다.
학업에 매진했다고 해서 훈련에 게을렀다고 생각한다면 결코 오산이다. 브래들리는 프린스턴에서 3년 연속 전미 대학생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었으며 3학년 때는 도쿄 올림픽 미국 대표선수로 선발되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한 졸업을 앞둔 드레프트에서 뉴욕 닉스에 지명되었다. 물론 그가 옥스포드 유학을 결심하면서 닉스 입단은 2년 뒤로 미뤄졌지만 말이다.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더 있다. 영국 옥스포드에서 정치, 경제, 철학을 공부하는 동안 그는 이탈리아 밀라노 농구팀에 입단해 활약했다. 평소에는 영국에 있다가 경기가 있을 때마다 비행기를 타고 이탈리아로 넘어간 것이다. 심지어 1966년 밀라노는 브래들리와 함께 유럽 챔피언컵인 유로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다. 어떻게 공부와 운동을 병행할 수 있었을까? 놀라우면서도 의문스러운 일이다.

존중

스포츠의 법이 경기 규칙이라면 스포츠의 도덕은 스포츠맨십이다. 법보다 법의 정신이 먼저라고 생각하면, 스포츠맨십은 경기 규칙보다 더욱 중요할 수도 있다. 스포츠맨이 지녀야 할 도리, 스포츠맨십이란 무엇일까? 이것은 곧 존중과 다름 아니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 우리팀에 대한 존중, 그리고 스포츠에 대한 존중. 농구선수라면 나와 함께 겨루어준 상대팀, 나와 함께 뛰어준 동료들, 농구 그 자체를 존중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도리라고 할 수 있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
내가 이겨야만 하는, 나를 힘들게 하는 상대방을 왜 존중해야 할까? 스포츠가 주는 궁극의 쾌감을 맛본 사람이라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스포츠맨이 가장 큰 희열을 느낄 때는 실력이 대등한 상대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수준 높은 경기를 펼쳤을 때가 아닌가. 상금이 주는 외적 동기는 박빙의 경기가 주는 내적 쾌감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 정도 쾌감을 일으키는 경기를 하고 있다면 승패는 이미 중요하지 않게 된다. 승자와 패자는 경기가 끝나면 발생하는 일종의 부산물에 불과한 것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승리했든 패배했든 나에게 이런 즐거움을 선사해준 상대방을 존중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팀에 대한 존중
우리팀 동료를 존중하는 것은 얼핏 당연하거나 쉬운 일 같지만 그렇지 않다. 단체경기에서 대중에게 인기 있는 스타선수는 개인득점이 높은 선수인 경우가 일반적이다. 인기도 많고 연봉도 많다. 그래서 스타선수는 자만에 빠지기 쉽다. 일단 자신만이 언제나 승리의 주역이고 동료들은 조역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이런 교만이 더 뻗어나가 동료를 얕잡아 보게 된다. 승리를 위해서는 보다 많은 득점이 필요하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더 큰 가치를 부여받는 것이 타당해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꼭 그렇지만은 않다. 축구에서 득점은 11명의 선수가 만들어내고 농구에서 득점은 5명의 선수가 만들어내는 것이다. 팀이 득점을 만들기 위해 모든 선수는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을 한다. 마무리 슛을 던진 선수는 그 역할을 맡았을 뿐이다. 한 번의 득점이 있기까지 수비, 패스, 전개, 슛 등 많은 과정이 있었다는 것을, 그 과정에서 모든 선수가 각자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더 넓은 관점에서 보면 전술을 만들고 훈련을 지도한 코칭스태프, 팀이라는 큰 조직이 돌아가도록 운영한 모든 행정직원, 팀과 하나의 정체성을 공유하고 응원해준 팬들 모두가 만들어낸 득점과 승리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는 팀원과 스텝, 그리고 응원해준 팬들 모두와 함께 공로, 기쁨, 영광을 나누는 것이다.
스포츠 자체에 대한 존중
우리는 뉴스를 통해 스포츠선수나 관계자들의 부도덕한 행위를 종종 보게 된다. 돈과 승리에 대한 무분별한 집착은 승부 조작, 금지약물 복용 등의 문제를 야기한다. 브래들리는 이 같은 사건이 해당 스포츠 종목의 명예를 실추시킨다고 말한다. 스포츠 자체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은 해당 종목의 스포츠가 오랜 시간 쌓아온 전통과 문화, 그리고 그 속에 내재된 정신을 해치는 것을 의미한다. 축구경기에서 상대방을 다치게 할 목적으로 폭력적인 파울을 하면 곧바로 레드카드, 퇴장을 당한다. 이 때 퇴장당한 선수가 교체되어 나온 선수와는 다르게 벤치에 앉지 않고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기분이 나빠서 그런 것이 아니다. 축구경기에서 퇴장당한 선수는 경기장 밖으로(일시적이지만 축구라는 문화 자체에서) 쫓겨나게 된다. 오랜 시간 쌓아온 축구라는 전통을 훼손했기 때문이다. 축구가 훼손되는 것은 그 안에 내재된 훌륭한 가치들이 손실되는 것이고, 가치가 없어지면 명예도 사라지는 것이다. 스포츠는 인간이 오랫동안 실천을 이어온 하나의 문화현상이다. 인간이 오랫동안 실천을 이어오는 이유는 그것이 인간에게 주는 무엇인가 이로운 가치가 있기 때문일 것인데, 그 가치가 상실된다면? 인간은 그 문화를 더 이상 이어가지 않을 것이다. 승부조작이 만연한 농구 리그에 낭만이 있을까? 낭만이 없는 농구 경기를 팬들이 관람할까? 팬이 없는 스포츠는 존재할 수 있을까? 그래서 스포츠를 존중하지 않는 선수는 큰 징계를 받는 것이다.
지금은 익숙하지만 한동안 교육계에 화두가 되었던 말이 있다. ‘자기주도학습’이다. 우스갯말로는 ‘제일 어려운 학습법’이었다. 지금도 많은 부모와 교사들은 어떻게 학생들을 능동적인 학습자가 되도록 도울지 고민이 많다. 브래들리는 농구에 빠져서 자기주도학습자가 되었다. 스스로 규율을 만들고 지킬 줄 아는 성실. 이것을 배우기에 스포츠만한 세계도 없다.

최근 교육계에서는 새로운 말이 화두가 되고 있다. 바로 ‘인성’이다. 나와 우리를 존중할 줄 알고, 남과 상대방을 존중할 줄 알고, 문화와 전통을 존중할 줄 아는 것이 인간의 됨됨이 아닐까? 브래들리는 농구를 하다가 인간의 됨됨이를 갖추게 되었다. 스포츠만한 인성교육의 장도 없다.

브래들리가 농구를 대하는 태도는 어땠을까? 농구 속에(또는 일반 스포츠 속에) 훌륭한 가치들은 어떤 모습으로 내재되어있을까?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농구(스포츠)에 대해 브래들리와 같은 태도를 견지한다면 분명 훌륭한 가치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멋진 경기를 넘어 멋진 인생을 만들어줄 것이다.

글. 한국교육개발원 임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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