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깃든 이야기

피겨스케이팅에서 오른발의 아웃엣지를 유지하면서 후진하다가 왼발로 토픽을 찍으면서 도입하여 4회전하는 쿼드리플 토룹은 거의 모든 상위권 선수들이 뛰는 점프다. 뛰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들도 종종 실패하곤 하는 쿼드리플 투룹을 국제대회에서 여자 최초로 성공시킨 이가 있었으니 바로 프랑스의 수리야 보날리다.

1973생으로 생후 18개월에 프랑스 가정에 입양된 보날리는 어린 시절엔 기계체조선수였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체조를 하다가 11살 때부터 스케이트를 시작했다.

1991년 주니어 세계선수권 여자싱글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3년 연속 메달을 따며 장래성을 확인 받았다. 시니어에 데뷔해서는 프랑스선수권만 9회 연속메달을 차지하고, 유럽선수권에서도 1991년부터 5연패를 기록했다.

보날리는 타고난 특유의 탄력성을 바탕으로 당시 다른 선수들과 격이 다른 점프를 했다. 쿼드러플 토룹 이외에도 1993년 파리 라리크 대회에서는 트리플 점프를 6회나 성공시켰으며 1994년 유럽선수권에서는 크리플 살코-트리플 도 루프의 연속동작을 선보였다.

유럽권에서 그녀의 적수는 없었지만 국제대회에서는 달랐다. 1993∼1995년 세 차례의 세계선수권에서 옥사나 바이울(우크라이나), 사토 유카(일본), 천루(중국)에게 차례로 금메달을 내주고 2위에 머물렀다.

1994 세계선수권에서는 석연찮은 판정으로 홈그라운드에서 연기를 한 사토 유카에게 우승을 내주고 준우승에 머무르자 시상대에 오르는 것을 거부했다. 시상자가 그녀의 손을 잡고 억지로 시상대로 이끌 수밖에 없었다.

시상대에 올라 마지못해 은메달을 목에 건 후 내려온 그녀는 펑펑 울었다.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보날리는 “저는 그냥 운이 없습니다.”라는 말을 남기며 울분을 삼켰다. .

보날리는 ‘피겨계는 백인들의 세상’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흑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출전한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선 쇼트프로그램이 끝난 후 저조한 점수가 나오자 끝까지 확인하지 않은 채 키스앤드크라이존을 떠나기도 했다.

그 다음날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 보날리는 공중에서 뒤로 한 바퀴 돌아 한 발로 착지하는

결국 금지된 기술을 선보였다는 이유로 감점을 받아 보날리의 최종 순위는 10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보날리의 점수가 나오자 관중들은 부당한 심판들과 경직된 피겨계를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이 경기를 끝으로 은퇴를 한 보날리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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