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근대스포츠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축구, 육상, 복싱 등을 비롯한 우리가 즐기는 많은 스포츠 종목의 규칙들이 대부분 영국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 졌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스포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공평하게 제공하기 위한 ‘사회체육’ 또는 ‘생활체육’이라는 개념도 영국에서 처음 쓰이기 시작했답니다. 이러한 이유로
스포츠는 영국인들의 삶 속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즉,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많은 사람들이 여가활동으로 스포츠를 선택하고 있지요. 이와 같이 사회 전반에 걸쳐 활성화되어있는 스포츠는 영국을 스포츠강국으로 만드는데 있어 가장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입니다.
영국 학교에서 실시하는 다양한 학교체육활동과 교육과정 가운데 우수한 학생선수를 키우는 방법 역시 보편화된 스포츠문화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쉽게 말해, 많은 학생들에게 여러 스포츠 종목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본인이 좋아하는 종목에 꾸준히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그리고 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정기적으로 체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권장하는 것이 영국 학교체육의 주목적이지요. 그 결과, 영국의 학생들은 스포츠를 학교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한답니다. 이렇게 스포츠에 참여하는 학생 수가 많다보니, 그 가운데서 특출한 기량을 보이는 청소년이 등장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영국 학생들의 스포츠 참여 방식을 잠깐 소개하자면, 기본적으로 영국의 청소년들은 주로 학교 또는 지역 스포츠클럽에 가입하여 운동을 합니다. 여느 유럽국가와 마찬가지로 영국도 클럽스포츠가 매우 체계적으로 발전되어 있는 나라이지요. 때문에 정기적으로 벌어지는 클럽대항전은 대부분 해당 종목을 관리하는 체육회의 감독 하에 이루어집니다. 자연스레 각 체육회는 클럽대항전의 내용과 결과를 바탕으로 우수 선수를 발굴해 내기도 하지요. 나아가 발탁이 된 선수들은 각 경기단체의 지원 속에 기량을 갈고 닦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연습과 클럽대항전이 대부분 방과 후 시간대나 주말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학교를 결석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하지만 전문적으로 훈련을 하다보면, 아무리 수업에 빠지지 않는다 해도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영국에는 청소년 체육을 증진하고 학생선수를 지도 및 관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단체가 있습니다. 바로
‘유스 스포츠 트러스트 (Youth Sport Trust)’라고 불리는 청소년 체육진흥재단입니다.
‘유스 스포츠 트러스트(Youth Sport Trust)’ 재단의 활동
- 초·중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스포츠 프로그램 및 활용방안 제공
- 학생선수의 학업 병행을 위한 특별 교사 파견 (Junior Athlete Education)
- 선배 운동선수와의 1:1 멘토 프로그램 (Athlete Mentor)
- 경기력 향상을 위한 집중 훈련 프로그램 (National Talent Camp)
이 단체가 주로 하는 일은 우선, 영국의 초·중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스포츠 프로그램을 각 학교에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교육현장에서 스포츠를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일도 하지요. 다양한 학생 스포츠 대회의 개최를 통해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인재들을 발굴하여 우수한 선수로 육성하는 것 또한 이 재단의 주요업무입니다. 뿐만 아니라 학생선수 육성과 관련 학업과 훈련을 함께 수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업은 특히 ‘유스 스포츠 트러스트’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입니다.
학생선수의 학교생활을 지원하는 사업 가운데 무엇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이 재단에서 실시하고 있는
‘주니어 애슬리트 에듀케이션 (Junior Athlete Education)’ 즉, 학생선수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14세에서 19세에 이르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특별 교육과정으로서 재단이
학생선수들의 생활을 개인적으로 지도하기 위한 특별 선생님들을 해당학교에 파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특별 선생님들의 역할은 첫째, 학교공부와 운동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시간관리 기술을 가르쳐 주는 것입니다. 둘째, 학교생활과 훈련과정 가운데 겪게 되는 여러 일에 관한 상담사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 입니다. 셋째, 학생선수에 대한 관찰을 통해 개인에 맞는 학업프로그램 개발 및 관련 교재를 제공하여 학업증진에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넷째, 학생과 학교선생님 그리고 코치선생님과의 사이에 원활한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여 학교 및 훈련장에서 생활하는데 큰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것입니다.
또한 ‘유스 스포츠 트러스트’에서는 선배 운동선수와의 만남을 통해 실질적인 조언을 들려주는
‘애슬리트 멘토 (Athlete Mentor)’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선수들의 롤 모델인 선수들과의 1:1 만남을 통해 멘토들이 학창시절,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는 과정에 직면한 어려움들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어떻게 자신의 기량을 더욱 효과적으로 발전 시켜왔는지 등의 이야기를 학생선수에게 직접 들려주는 행사입니다. 학생선수들이
학업과 훈련 중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한 프로그램이지요. 특히, 조언을 주는 사람이 세대차이가 날 수 있는 선생님이나 지도자가 아닌 학생선수들이 평소에 따르고 싶어 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청소년 체육인재들에게 운동과 공부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데 더욱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집니다.
더불어 ‘유스 스포츠 트러스트’는 학생선수들의
경기력을 더욱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의 대표적인 예가
‘내셔널 탤런트 캠프(National Talent Camp)’입니다. 3박4일 심화과정으로 이루어지는 이 행사는 각 경기단체에서 선발된 종목별 학생선수 인재들을 지정된 훈련장으로 모이게 하여, 해당 종목 최고의 선수 및 코치선생님과의 만남을 통해 집중적으로 기량을 연마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입니다. 평소에 만나기 어려운 스포츠 스타들과 함께하는 훈련은 학생선수들에게 연습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더불어, 스포츠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대학교수들의 특별 수업을 통해 과학적인 스포츠 훈련에 관한 이론적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제공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유스 스포츠 트러스트’가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은 학생선수들의 효과적인 훈련을 도모함과 동시에 이들이 경험하는 학교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한 영국사회의 노력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아가 이러한 특별교육과정은 운동에만 전념하여 학업을 등한시 하는 것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합니다. 물론 학생선수의 입장에서 학업과 훈련을 병행한다는 것이, 더군다나 한국과 같은 배경에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영국과 같이 청소년 체육인재를 돕기 위한 제도가 점차 정착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 한국에서 실시되고 있는 학생선수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각종 지원 사업은 큰 의미가 있으며, 나아가 영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맞춤형 개인교습(Junior Athlete Education)과 1:1 멘토(Athlete Mentor)제도는 학생선수들에게 학업에 대한 중요성을 깨우쳐준다는 차원에서 향후 도입을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