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다 1초를 앞서는 것보다 어제의 나보다 1초 앞서나가야 한다.
물살을 가르며 수없이 자신과 싸우는 수영선수들의 하나같은 말이다.
대회 신기록 58회, 금메달 64개, 은메달 43개, 동메달 18개
전 수영 국가대표 한수지 선수의 기록들이다.
지금은 드라마 60여 편의 OST 음악으로 기록을 세우고 있는 한수지 뮤지션을
일산 백석고등학교 수영부 유지민·이현준 학생이 찾아가 학생선수로서의 고민을 털어놨다.
운동하나 잘 해내기도 쉽지 않은데 공부까지 소화해야 하는 지금의 학생선수들.
수많은 경쟁자 틈에서 운동선수로 오래도록 자리매김하기란 쉽지 않다.
이럴 때 앞선 선배의 조언이 간절하다.
유지민 학생 : 안녕하세요! 저는 일산 백석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수영선수 유지민입니다.
이현준 학생 : 안녕하세요! 저는 백석고등학교 1학년 수영선수 이현준입니다. 예전부터 한수지 선수로 선배님 이름을 많이 들었는데요. 선수 시절 월등히 수영도 잘하셨는데 굳이 왜 가수라는 직업으로 전향하셨는지 궁금해요.
한수지 뮤지션 :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가워요. 음...진로를 전향한 것은 맞는데 나는 실업팀까지 거의 선수 생활을 다 끝냈어요. 하지만 은퇴하기 전에 나중에 내가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서 생각할 시기가 있었어요. 은퇴하기 5~6년 전부터 내가 좋아하고 오랫동안 몰두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는 나만의 길이 무엇인가 고민하다 보니 지금 이렇게 자리를 잡게 된 것 같아요.
내가 좋아하고
오랫동안 몰두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는 나만의 길이 무엇인가 고민하다 보니 지금 이렇게 자리를 잡게 된 것 같아요.수많은 대회에서 신기록을 세우고,
메달을 획득한다는 건 선수들에게는 꿈같은 일이다. 그 과정을 잘 알기에 선배는 후배들의 마음을 헤아린다.
한수지 뮤지션 : 지민이와 현준이는 종목이 뭐예요? 기술적인 어려움은 없나요?
유지민 학생 : 저는 자유형 50m, 100m에요. 아무래도 단거리 선수다 보니 스타트나 터치할 때 고민이 많아요.
한수지 뮤지션 : 단거리 선수는 스타트가 중요해요. 어떤 훈련을 주로 하고 있어요?
유지민 학생 : 웨이트를 하루에 한두 시간 정도 해요. 순발력은 스쿼트로 훈련하고 있어요.
한수지 뮤지션 : 순발력은 주 사용 근육뿐만 아니라 주변의 보조 근육도 전체적으로 함께 운동해주어야 향상시킬 수 있어요. 나는 처음에 장거리 선수였어요. 그래서인지 발동이 늦게 걸렸죠. 근데 안 되는 것에 크게 고민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장점을 살려 기술로 활용했죠.
이현준 학생 : 저는 자유형 1500m 장거리 선수예요. 장거리로 경기를 하다 보니 체력에서 걱정이 많아요.
한수지 뮤지션 : 장거리 같은 경우는 긴장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여유가 필요해요. 그리고 같이 경기하는 선수들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죠. 내가 태릉선수촌에 있을 때 그곳 비석에 ‘선 체력 후 기술’이라는 말이 새겨져 있었는데 선수들은 순간적인 파워가 필요해요. 한 번 호흡할 때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기른다든지 자신만의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해요. 상대방을 잘 아는 것도 중요하고, 킥에 체력이 소모되지 않아요? 그럴 땐 하체에 일정함을 가져가야 해요. 잠수할 때도 그렇고.
학생선수는 말한다. 선수의 역할도 있는데 굳이 공부해야 할까요?
매일 반복되는 훈련을 소화하며 잠을 이겨내고 공부를 해야 하는 학생선수. 같은 학생선수를 지나온 선배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이현준 학생 : 공부하기도 싫은데 부모님이 자꾸 공부하라고 하니까 짜증도 나고 굳이 해야 하나 답답해요.
한수지 뮤지션 : 우리가 참 엄마 말이라고 하면 짜증부터 내고 잘 안 듣죠? 근데 언젠가 운동을 그만둘 때가 있고,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있죠. 그런데 운동 하나만 하기엔 너무 막막하지 않아요? 지금부터 아무리 길어도 30살? 그 이후의 삶은 너무 길잖아요. 우리는 언젠가 아빠가 될 사람이고, 엄마가 될 사람이에요. 앞으로 먼 인생을 가는데 눈앞에만 보고 가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것 같아요. 사회에 나가 사람과 이야기할 때 꼭 전문적이지 않아도 지식과 지혜를 발휘할 수 있는 것도 공부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해요. e-school을 왜 해야 하는가? 라는 생각도 들겠지만, 훗날 사회에서 내가 어떤 대우를 받느냐를 잘 생각해봐요. 이 시간을 허비만 한다면 스스로 너무 부끄러울 것 같아요. 자신에게 자신감 있고, 떳떳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나 잠자다가 시간 다 보냈어’라고 하지 않도록 그래서 부모님은 공부하라고 하는 게 아닐까요.
유지민 학생 : 그러면 어떻게 공부와 운동을 함께 열심히 할 수 있었어요?
한수지 뮤지션 : 글쎄 나는 좀 욕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나폴레옹 수면법 등 책도 사서 어떻게 하면 잠을 적게 자고 학교 수업을 다 따라가면서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죠. 그게 뭐냐면 마음인 거죠. ‘내가 뒤쳐지지 말자’ 그런 마음이 동기부여가 되었죠. 잠을 물리치기는 힘들어요.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 중요하죠. 운동하면 공부할 때 지장이 많다고 하는데 ‘집중’과 ‘릴랙스’가 포인트라고 말하고 싶어요. 내가 집중할 수 있을 때와 휴식을 취해야 할 때를 잘 활용하면 될 거라 생각해요. 어차피 누구나 힘들어요. 근데 마음가짐인 것 같다.
꿈? 당장 명확하게 정해진 것이 없어도 좋다.
무언가 내가 즐거울 수 있는 한 가지가 더 있다면 그 또한 나에게 강한 에너지와 힘을 준다. 그들의 또 다른 기록이 될 꿈을 공유했다.
한수지 뮤지션 : 지민이와 현준이는 목표나 꿈이 있어요?
유지민 학생 : 일단은 운동을 하고 있으니까 운동선수가 목표이고, 다른 운동들도 접해보고 싶어요.
이현준 학생 : 저도 지금 수영선수니까 현재의 최선을 다하고 기록을 깨는 것이 목표예요. 수영을 하고 있지만 과학에 관심이 많아서 수영을 그만두게 되면 과학에 관련한 무언가를 하고 싶어요.
한수지 뮤지션 : 다들 멋지네요. 저는 아직도 꿈이 있어요. 할리우드에서 내 목소리가 나가는 것이 꿈이에요. 그냥 가수 1등 하는 게 꿈이 아니에요. 저는 가수가 되거나 남에게 박수받으려고 음악을 하고 싶지 않았어요. 음악의 본질을 끝까지 가지고 가는 예술가로서의 마음을 잃지 않고 갈 거예요. 꼭 할리우드 영화 음악에 내 목소리가 나오길 바라요.
한수지 뮤지션은?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이자 근대 5종 국가대표(육상, 수영, 승마, 사격, 펜싱)로 활동했던 한수지 선수는 수많은 수영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며, 국가대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은퇴 이후 여러가지 시련 속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으로 새로운 길을 걷고 있는 한수지 뮤지션은 2004년부터 지금까지 방송드라마(MBC, KBS, SBS) 60여 편의 OST를 부르며, 작사, 작곡가로도 맹활약 중이다. 학생선수 출신으로 운동하는 후배 선수가 부르는 자리라면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는 그녀는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배가 되기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유지민 학생은?
일산 백석고등학교 2학년이자 수영부에서 자유형 50m, 100m 선수로 활약하는 유지민 선수는 남다른 단거리 속도로 상동대회 여자고등부 자유형 50m 1위, 100m 1위, 제6회 경기도 수영연맹회장배 수영대회 50m 1위 등 여러 대회에서 톡톡히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특별한 만남을 통해 한수지 선배를 만나 앞으로 운동뿐만 아니라 공부에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고 다짐한다.
이현준 학생은?
일산 백석고등학교 1학년이자 수영부 자유형 1500m 장거리 선수로 물살을 가르는 이현준 선수. 2015년 제64회 회장배 겸 KBS배 전국수영대회 자유형 400m 동메달, 제35회 대통령배전국수영대회 자유형 1500m 은메달, 제42회 경기도학생체육대회 남고부 자유형 400m 3위, 200m 3위를 차지하며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구력과 집중력이 필수항목인 장거리 선수로 활약하면서도 과학자로서의 꿈을 꾸는 학생선수로 이번에 만난 한수지 선배의 조언을 통해 잠을 이겨내고 공부하는 학생으로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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