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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륜기

특별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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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영웅 #IOC선수워원 #국제올림픽위원회 #스포츠외교관

짧게 자른 스포츠머리, 앙 다문 야무진 입. 이는 전 국가대표 탁구선수 유승민의 트레이드마크다. 국가대표로서의 굳은 결심을 보여주는 듯한 그의 외모는 이제 국제올림픽위원회(이하 IOC) 선수위원답게 바뀌었다. 더 이상 짧은 머리는 찾아볼 수 없지만 모든 선수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줄 것 같은 편안한 모습이다. 2016년 8월, 후보자 23명 중 2위를 차지하며 대한민국 두 번째 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된 유승민 선수위원. 은퇴 후 그의 행보는 많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선수들이 제2의 삶을 개척하는 데에 방향을 제시해주고 싶다는 유승민 위원을 만나보자.

유승민 IOC 선수위원

학생 시절부터 프로선수, 코치 시절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운동이라는 한 길을 걸어오셨습니다. 선수, 지도자 생활을 하다가 지금은 IOC 선수위원으로서 스포츠 외교 활동을 하고 계신데요. 어떻게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학생 선수,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항상 아쉬웠던 부분이 선수의 ‘권익’입니다. 운동계의 수직적인 구조화 현상으로 선수들은 많은 인권침해에 노출되어있거든요. 그러던 중 문대성 선수의 IOC 선수위원 당선을 통해 IOC 선수위원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선수들은 현업에서 뛰는 시기가 끝나면 지도자, 코치, 감독 등으로 굉장히 한정된 길을 걷게 되잖아요. 그런데 IOC 선수위원은 새로울 뿐만 아니라 선수들과 IOC 사이의 가교로서 우리나라의 스포츠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그래서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IOC 선수 위원이 되기 위해 투표 전날까지 하루 12시간 넘게 올림픽 현장을 누비며 힘든 과정 속에서 선출이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선수 위원이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열심히 선거 운동을 펼쳤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했지만, 탁구 선수들 이외에는 서로가 누군지 거의 알지 못했거든요. 비록 인지도는 낮았지만, 직접 얼굴을 마주하며 진심을 보이면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거라 확신했습니다. IOC 선수위원에게 필요한 것은 인지도가 아닌, 선수들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낮은 자세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206개국의 선수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미리 준비하고, 다가가 인사하며 선수들에게 진심이 느껴지도록 노력했습니다. 처음에는 절 외면하던 선수들도 꾸준히 얼굴을 익히자 나중엔 먼저 다가와 “힘내라”고 격려도 해주었습니다. 덕분에 마지막까지 열심히 선거 운동을 펼칠 수 있었습니다.

외국어 실력이 뛰어나다고 들었습니다. IOC 선수위원을 위해 외국어 공부를 시작하신 건지 아니면 선수시절부터 꾸준히 공부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더불어 IOC 선수위원이 되려면 어떤 자질이 필요한가요?

저는 10대부터 프랑스, 크로아티아, 독일 등에서 프로리그를 뛰었습니다. 그래서 영어에 대해 거부감은 없었지만 그래도 선거를 준비하면서 틈틈이 영어 공부를 했습니다. IOC 선수위원이 되기 위해서는 유창한 영어 실력이 관건이거든요. 다행히 영어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한국 대표가 될 수 있었습니다. 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된 후에도 어학연수를 다녀오는 등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지만 중요한 회의에 참석하려면 좀 더 완벽한 영어를 구사해야 하니까요. 영어 실력과 함께 선수위원후보가 되려면 직전 올림픽대회에서 해당 종목경기에 실제로 참가하였거나 당해 연도 올림픽 해당종목 경기에 출전하였어야 합니다. 또한 해당종목 선수활동 중 도핑관련 위반사례가 전무해야 IOC 선수위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자질은 선수들과 그들의 권익을 위해 희생하고 기여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후배 선수들도 진심으로 노력한다면 IOC 선수위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진심으로 노력한다면 IOC 선수위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선수의 권익과 편의는 IOC 선수위원의 목소리를 통해 개선된다고 들었습니다. 그중 유 위원이 가장 주목하는 분야는 선수들의 학습권인데요. 어떤 부분을 개선하고 계신가요?

임기가 끝나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일이 바로 선수들의 학습권을 위한 교육시스템 구축입니다. ‘공부하는 선수’가 되지 않으면 임기가 짧은 운동선수들은 은퇴 후 길을 잃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후배님들도 지금부터 ‘e-School’ 시스템을 잘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선수와 코치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센터를 만들어, 운동하면서 틈날 때마다 밀린 공부를 할 수 있는 상시적 ‘튜터링 시스템’을 개발하려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최근 ‘IOC 선수 학습 게이트웨이(Athlete Learning Gateway)’라는 온라인 학습프로그램을 한국에 도입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IOC 선수 학습 게이트웨이’란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참여하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스포츠심리학, 영양학, 멘탈 트레이닝, 리더십, 코칭 기술, 경력 관리 등 선수들에게 유용한 내용을 강의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너무 좋은 프로그램이지만 현재 영어, 불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의 4개 국어 자막만 있어 아쉬웠어요. 그래서 IOC 스위스 본부 회의 때 한글 자막도 제공하자는 의견을 냈고, 제 의견이 받아들여져 현재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선수로서 반드시 알아야 할 알찬 내용들이 많이 있는 만큼 평창동계올림픽 이전까지 한국어 자막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IOC 선수위원으로서 맞는 첫 올림픽으로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또한 개최지가 한국인만큼 바쁜 나날을 보내실 것 같은데요. 요즘 어떤 일과를 보내고 계신 지 궁금합니다.

요즘 도장 찍을 여권 종이가 모자랄 정도로 전 세계를 동분서주합니다. 남미, 북미, 유럽, 아시아 등에서 열리는 각종 국제 행사에 참가하느라 시차 적응할 새도 없는 것 같아요. 세계는 물론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지인 강원도도 한 달에 수차례씩 오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수시로 동료 선수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해외 IOC 관계자들과도 만나고 있습니다. 몸은 몸대로, 머리는 또 머리대로 바빠요. 국제 업무의 경우 주로 이메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눈 뜨자마자 제일 먼저 이메일을 체크합니다. 최근엔 평창동계올림픽 마케팅 및 홍보에 주력하고 있어 이에 관한 업무가 많습니다. 국내에 방문하는 IOC 위원장과 집행위원에게 올림픽 준비 진행 상황도 알려야 하고요.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모든 진행사항을 체크하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IOC 선수위원 네임택
평창동계올림픽픽 성화봉송

같은 학생선수 시절을 지나온 선배로서, 학생선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나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저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통해 금메달이라는 목표가 생겼고 선수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그 목표를 포기한 적이 없습니다. 목표를 이룬 뒤에도 늘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죠. 어떠한 일이든 단기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준비한다면 반드시 기회가 찾아올 것입니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자신의 종목 안에서 준비하세요. 그리고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학생 시절의 성적은 은퇴 후의 삶과 직결됩니다. 운동하면서 틈틈이 공부도 해둔다면 은퇴 후 코치, 감독뿐만 아니라 저와 같은 IOC 선수위원 등 좀 더 다양한 직업군에 도전할 수 있어요. 저 또한 학생선수들이 좀 더 나은 교육, 복지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현업에서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유승민 IOC 선수위원 프로필
2000년 제27회 시드니 올림픽 남자 탁구 국가대표
2002년 제 14회 부산 아시안게임 남자 탁구 국가대표
2004년 제 28회 아테네 올림픽 남자 탁구 국가대표
2006년 제15회 도하 아시안게임 남자 탁구 국가대표
2007년 제18회 아시아 탁구선수권대회 남자 국가대표
2008년 제29회 베이징 올림픽 남자 탁구 국가대표
2012년 삼성생명 탁구단
2012년 제30회 런던 올림픽 남자 탁구 국가대표
2014년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탁구 국가대표팀 코치
2016년 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
2017년 대한탁구협회 이사

*수상내역
2002년 제14회 부산 아시안게임 탁구 남자 복식 금메달
2004년 폭스바겐 코리아오픈 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단식 3위
2005년 도요타컵 국제탁구대회 남자 단식 우승
2006년 일본 프로리그 슈퍼 서킷 남자 단식 우승
2006년 제15회 도하 아시안게임 탁구 남자 단체전 은메달
2008년 제29회 베이징 올림픽 탁구 남자 단체전 동메달
2009년 제62회 전국 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복식 우승
2011년 MBC 탁구 최강전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우승
2012년 국제탁구연맹 월드투어 쿠웨이트오픈 남자 단식 준우승
2012년 제30회 런던 올림픽 탁구 남자 단체전 은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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