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 숨은 과학이야기
수영에 숨겨진 과학의 원리를 만나다
올 여름은 우리나라 기상관측 사상 최고 온도를 기록할 정도로 더웠습니다. 이렇게 날씨가 더울 때에는 에어컨의 찬바람을 맞으며 얼음을 넣은 시원한 음료를 마시는 것도 좋지만, 물속에 몸을 담그고 뜨거워진 체온을 시원하게 식혀주는 물놀이가 제격입니다. 멀리 바다나 계곡은 아니더라도 가까운 수영장을 찾아 더위도 식히고 즐겁게 물놀이도 하다보면 이보다 좋은 피서법이 따로 없을 거예요.
수영장에 가면 멋진 자세로 물살을 가르며 수영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만약 수영을 못한다면 ‘나도 저렇게 멋지게 수영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하며 부러운 눈빛으로 수영하는 사람을 바라볼 것입니다. 사실 수영을 못하면 물 위에 뜨는 것조차 버거운 일입니다. 그래서 일찌감치 수영은 포기하고 물 위에 잘 뜨는 튜브나 구명조끼의 도움을 받아 물놀이를 즐기죠. 그럼 여기서 하나만 물어볼게요. 튜브나 구명조끼를 입으면 어떻게 물 위에 뜨는지 아시나요? 바로 중력과 부력 때문입니다. 이 원리를 이용해 몸을 물에 띠울 수 있고 자유롭게 수영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번 ‘스포츠에 숨은 과학이야기’에서는 수영에 숨겨진 과학의 원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부력이 있기에 우리 몸도 물 위에 동동
지구의 모든 물체는 중력의 작용을 받습니다. 중력은 모든 물체를 아래쪽 방향 당깁니다. 이는(삭제) 높은 곳에서 물체를 떨어뜨리면 빠르게 아래로 떨어지는데 중력 작용으로 인해 생기는 현상입니다. 이와 반대로 위로 물체를 위로 밀어주는 현상도 존재합니다. 거대한 배와 같이 무거운 철 덩어리를 물위에 띄워주는 또 다른 힘인 부력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부력의 원리는 다른 말로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라고도 불립니다. 고대 그리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는 목욕탕에서 이 원리를 깨닫고 ‘유레카’라고 외치며 뛰어나왔다는 일화로 유명하죠. 당시 아르키메데스는 시라쿠스의 왕 히에론에게 새로 제작된 왕관에서 순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밝히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명을 받고 목욕을 하러간 그는 물이 가득 담긴 탕에 몸을 담그자 물이 흘러넘친 것을 보고, 넘친 물의 양이 자신의 부피와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왕관과 같은 무게의 순금 부피를 측정해서 불순물의 포함여부를 알아낸 거죠. 부력은 물속에 잠긴 물체가 물로부터 받는 중력과 반대 방향인 위쪽 방향으로 밀어 올리는 힘을 말하며, 물속 물체의 부피가 클수록 증가합니다.
하나의 물체에 반대방향으로 중력과 부력의 두 힘이 작용하면, 힘의 합력에 의해 물체는 더 큰 힘이 작용하는 쪽으로 움직이지요. 물속의 물체에 작용하는 중력이 부력보다 크면 물체는 가라앉고, 중력보다 부력이 크면 물체는 수면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중력의 크기인 무게는 마음대로 바꿀 수 없으니 부력을 크게 하면 물 위에 뜰 수 있는 것이지요. 공기가 든 튜브나 구명조끼를 입는 것은 바로 부력을 증가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물체가 물속에서 뜨고 가라앉는 정도는 물체의 부피 그리고 질량과 관계있습니다. 여러분이 알고 있듯이 스펀지나 코르크 등의 가벼운 물체는 물 위에 뜰 수 있지만 철과 납 등의 무거운 물체를 물에 넣으면 가라앉고 맙니다. 이 때, 어떤 물질이 가벼운지 무거운지는 같은 부피를 가진 물체의 질량을 비교한 값입니다. 이처럼 일정한 부피를 가진 물체의 질량을 ‘밀도’라고 합니다. 밀도는 물질마다 특정한 고유의 값을 가지고 있습니다.
밀도
4℃ 온도에서 물의 밀도는 1g/cm3로 나타낸다. 이는 물 1cm3의 질량이 1g 이라는 뜻이다.
밀도는 물체의 질량을 부피로 나누어 계산한다.
부력이 커서 물 위에 잘 뜰수록 질량에 비해 부피가 큰 물체 즉 밀도가 작은 물체입니다. 철은 밀도가 7.87g/cm3 로 물보다 밀도가 훨씬 커서 덩어리로 되어있는 철을 물에 넣으면 가라앉지만, 배와 같이 빈 공간을 많이 만들고 공기로 채우면 배의 질량에 비해 부피가 증가하여 전체적으로는 밀도가 감소하고 물보다 가벼워져서 물에 뜰 수 있게 됩니다.
사람은 물보다 밀도가 비교적 작은 지방, 물과 밀도가 비슷한 근육, 그리고 밀도가 큰 뼈의 구성이 신체 부분에 따라 다릅니다. 일반적으로는 몸통이 밀도가 제일 작고, 팔다리는 밀도가 가장 크지만 전체적으로는 물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힘을 빼고 가만히 누워있으면 물에 뜰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숨을 내쉬면 폐에서 내보낸 공기의 부피만큼 무거워지고 밀도가 물보다 약간 커져서 가라앉기 쉽고, 숨을 들이마신 상태에서는 폐에 있는 공기만큼 가벼워지고 밀도가 물보다 작아져서 물에 더 잘 뜬다고 합니다. 그리고 질량에 비해 부피가 매우 큰 튜브를 이용하면 밀도가 작아져서 부력이 증가하고 물에 더 잘 뜰 수 있겠지요.
물살을 헤치고 더 빠르게
사람의 몸이 어떻게 물에 뜨는지 아셨나요. 몸을 물에 띄웠다면 이제 물살을 헤치고 앞으로 나가는 수영의 다른 과학적 원리에 대해 알아보죠. 수영에는 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 등 다양한 영법이 있습니다. 이들 영법은 방식을 다르지만 하나의 원리를 가지고 있어요. 물속에서 팔을 휘저어 손으로 물을 끌어당겨 뒤로 힘껏 밀면 앞으로 헤엄쳐나간다는 것이죠. 우리가 밀어낸 만큼의 힘으로 추진력을 얻어 물이 우리의 몸을 앞으로 밀어주는 이 원리를 수영에서는 공통으로 사용합니다. 한 물체가 다른 물체에 힘을 작용하면 다른 물체도 힘을 작용한 물체에 반대 방향으로 같은 크기의 힘을 작용하게 된다는 ‘작용 반작용의 법칙’입니다.
뉴턴은 이 원리를 운동의 제3법칙으로 정리했는데요, 우리가 걸을 때 발로 지표면을 뒤쪽으로 밀어내는 작용에 대해 땅은 반대 방향인 앞으로 우리 몸을 밀어내는 반작용이 일어나서 우리는 앞으로 걸을 수 있게 되는 것이랍니다.
작용 반작용의 법칙을 이용해 앞으로 헤엄쳐가는 추진력을 얻더라도 보다 빠른 속력을 얻기 위해서는 헤엄치는 동안 몸의 형태를 일단 유선형으로 만들어야 한답니다. 발차기를 통해 하체를 떠오르게 만들고 몸이 중심이 일직선이 되도록 자세를 잡으면 전면면적이 줄어들고 몸의 주위로 물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되면서 물과의 마찰로 인한 저항도 줄어들게 되니 말이지요. 이처럼 물장구를 치면서 즐길 수 있는 물놀이와 수영에도 부력의 원리와 밀도, 작용 반작용의 법칙과 마찰력까지 다양한 과학의 원리가 담겨있답니다.
둘 이상의 힘이 같은 물체에 작용하여 하나의 힘처럼 작용하는 과정을 ‘힘의 합성’이라 하고, 이 때 둘 이상의 힘을 하나로 표현한 힘을 ‘합력’ 이라고 합니다. 무거운 물체를 옮길 때 한 명은 앞에서 끌고 또 다른 한 명은 뒤에서 밀 때처럼, 두 힘이 같은 방향으로 작용할 때에는 두 힘을 합한 것이 합력의 크기가 되고 합력은 두 힘의 방향이 됩니다.
한편, 줄다리기를 할 때 힘이 좀 더 센 쪽으로 끌려가 승패가 결정되는 것처럼, 물체에 작용하는 두 힘의 방향이 반대일 때, 물체는 큰 힘이 작용하는 방향으로 움직이지고 합력은 두 힘의 차이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물체에 작용하는 두 힘의 방향이 반대이고 힘의 크기가 같을 때에는 합력이 ‘0’이 되어 아무런 힘도 작용하지 않는 것처럼 운동 상태가 변하지 않는데, 이를 ‘힘의 평형’ 상태라고 합니다.
따라서 물체의 위와 아래의 수압차이가 클수록 부력은 증가합니다. 그리고 수압의 차이가 많이 나려면 물체의 높이가 높아야 합니다. 또한 수압 즉 압력은 단위면적당 작용하는 힘이므로 압력을 받는 물체의 면적이 넓을수록 부력도 증가합니다. 물체의 높이에 따른 위 아래쪽 수압의 차이와 압력이 작용하는 면적을 고려하여 부력의 크기를 계산하면 물속에 잠긴 물체의 부피에 해당하는 물의 무게와 같습니다. 즉 부력은 물속에 있는 물체의 종류에 관계없이 물체의 부피에만 비례하는 것이지요. 물론 물체가 물에 뜨느냐 가라앉느냐의 문제는 물체의 부력과 무게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