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로 가는 길
새로운 길에서 만난 꿈으로 영상 콘텐츠의 신세계를 열다
꿈은 때론 생각지도 못한 방향에서 불쑥 모습을 드러내곤 합니다. 태권도 시범단으로 세계무대를 누비던 정일석 NX SQUARE 대표가 억대 연봉의 영상제작 전문가로 거듭날 줄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듯이 말이죠. 한창 활동할 때 갑자기 찾아온 부상은 그의 선수 생활을 앗아가 버렸습니다. 그런데 태권도 사범으로 활동하면서 학생들의 태권 체조 영상을 찍다가 우연히 맘속 한편에 숨어있던 설렘을 발견했습니다. 그 울림을 따라 꾸준히 한발 한발 내디뎌 높은 수익의 1인 기업으로, 더 나아가 영상제작 기업 대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KDB산업은행 등 대한민국의 이름난 기업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 홍보영상은 정 대표의 손끝에서 생명을 얻어 탄생한 작품입니다.
만나 뵙게 돼 반갑습니다.
현재 몸담고 계신 NX SQUARE와 이곳에서 하시는 활동이 궁금합니다.
NX SQUARE는 모션 그래픽(Motion Graphics) 기반의 기업 서비스 영상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2016년 4월 8일에 활동을 시작해 올해로 3년 차이고요.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키움증권, 웰컴저축은행, KDB산업은행, 현대자동차, 비즈테크파트너스(LG 계열사)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스타트업 회사의 홍보영상 작품 200여 편을 작업한 바 있습니다. 만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상당히 많은 일을 한 셈이죠.
모션 그래픽이라는 용어는 아직 여러분에겐 생소할 테지만, 최근 TV광고와 홍보영상에서 자주 쓰이고 있으니 직접 보면 아마 감이 올 거예요. 일러스트, 포토샵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지를 만들고 다듬어서 움직임을 부여하고 영상화하는 작업이랍니다.
여러 진로 가운데서 모션그래픽 영상 제작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영상은 그 분야 자체가 상당히 넓은 데다 다양한 부문으로 이뤄져 있어요. 그중 앞서 소개한 모션그래픽은 제가 영상 제작에 처음 입문할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관심 두고 활동하고 있는 파트예요. 실사는 영상 전공 혹은 관련 학과를 나와서 드라마, 영화 등을 촬영해본 이들이 주로 몸담거든요. 반면, 이쪽은 특별히 영상학을 전공하지 않아도 제작을 시도해볼 수 있을 만큼 장벽이 높지 않았어요. 운동선수 생활을 접고 디자인을 공부하며 영상학원에 다닌 제겐 안성맞춤이었죠. 게다가 컴퓨터만 있으면 어디서든 작업할 수 있어요. 물론 이미지에 옵션을 일일이 추가해 움직이도록 만들어야 하기에 촬영한 다음 편집하는 실사에 비하면 공이 많이 들어요. 그렇지만 영상을 재생할 때 제가 만든 이미지가 잘 움직이면 더없이 보람차고 기쁘죠. 마치 운동선수 시절, 어려운 동작을 체득하면 느끼는 희열과도 같다고나 할까요.
태권도 시범단으로 활약하다가 돌연 운동을 내려놓고 전혀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갑작스러운 부상 때문이었죠. 십자인대 수술만 두 번을 거치고, 그 과정에서 선수 생활을 포기하면서 의욕이 많이 꺾였어요. 직접 날아다니다가 체육관에 가만히 서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만 하려니 얼마나 답답했겠어요.
그런데 당시 태권 체조를 기획해 학생들을 대회에 내보내는 과정에서 우연히 디지털카메라로 동작을 촬영하다가 영상 제작에 흥미를 느끼게 됐어요. 한발 더 나아가 원래 인쇄물로 전달하던 월간계획표를 영상으로 만들고 학부모님 휴대폰에 링크로 보내는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죠. 종이로 전하면 아이들이 놀다가 잃어버리고 실수로 찢어지거나 구겨지기 일쑤여서 반응이 폭발적이었답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좀 더 퀼리티 높은 영상을 계속 접하다 보니 욕심이 생기더군요. 왠지 직접 해보면 잘할 수 있을 듯한데 기술력이 부족했어요. 결국 영상 제작을 배우기 위해 고향인 전주를 떠나 서울로 왔죠.
영상제작자로서의 재능을 발견한 계기가 있었나요?
서울에서 학원에 다니며 디자인과 영상을 배우는 데 3개월, 3D까지 배우면서 포트폴리오 만들기까지 총 1년을 투자했어요. 그런데 회사에 이력서를 냈더니 전공자가 아니라고 뽑아주지 않더라고요. 이대로 그만 두긴 아쉬워서 국비 지원 디자인 학원에 다니며 실력을 보충했죠.
그러다 어느 날은 너무 절박해서 학원 원장님을 찾아가 상담했어요. 이 분야에 재능이 있는지 솔직히 평가해달라고요. 그분은 분명 끼가 보이지만 아직 학습한 기간이 부족하다며 지금처럼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 주더군요. 그 말에 용기를 얻어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용기를 주신 원장님과는 요즘도 종종 연락하고 있어요.
이 분야에 입문하기 위해 참여한 교육과정을 소개해 주세요.
배우면서 어려웠던 내용은 어떻게 학습하셨나요?
흥미로운 사실인데, 영상 분야는 대학 전공자도 학원에 다녀요. 학교에서 배우고 졸업 작품까지 만들어도 아쉬운 점이 많거든요. 회사에 지원하려면 포트폴리오가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실력을 더 키워야 해요. 다행히 모션 그래픽으로 유명한 곳은 많습니다. 대체로 교육과정은 2~3개월이고, 3D는 6개월 정도 공부해야 한답니다.
거듭 이야기하지만, 전공자도 어차피 학원에서 실력을 쌓아야 하니 관심만 있다면 비전공자도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해요. 참고로 영상 프로그램 용어는 모두 영어예요. 학원, 회사, 튜토리얼(Tutorial, 사용지침 프로그램) 등 분야 전반에서 통상적으로 활용하니 익숙해지는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이미지에 움직임을 부여하려면 세부 옵션 사항을 일일이 걸어야 하는데 독학으로 공부하긴 쉽지 않아요. 따라서 학원 다닐 땐 모르는 게 많으니 항상 맨 앞자리에 앉았어요. 어려운 내용은 강사를 따라다니면서 이해할 때까지 질문했죠. 유튜브로 튜토리얼을 찾아보며 직접 따라 하기도 하고, 공부해도 생소한 용어는 사전을 찾거나 한글판 프로그램을 익혔습니다.
영상 제작자로서 갖춰야 할 기본 소양과 마인드는 무엇인가요?
재능을 갖춘 영상제작자는 색감이나 디자인을 보는 눈이 높은 만큼 앞서갈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이게 전부는 아니에요. 다채로운 분야에 관심을 두고 계속해서 접하며 공부해야 합니다. 저도 영상에 입문할 때 다른 이들이 만들어 놓은 작품을 열심히 찾아봤어요. 전문 영상제작자가 작품을 올리는 웹사이트에 자주 방문하고요. 유튜브(www.youtube.com)는 트렌드를 확인하기 위해 들어가 보곤 했죠. 자꾸 들여다보고 어떻게 이미지를 움직였는지 시뮬레이션하다 보면 손에 익게 돼 있어요.
운동선수들이 하는 일종의 이미지 트레이닝 같은 거예요. 선수도 감독이나 코치의 전술대로만 뛰는 게 아니라 왜 이렇게 움직여야 하는지, 경기 도중 생기는 변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판단해야 하잖아요. 영상도 운동과 마찬가지로 머릿속으로 방법을 그릴 수 있어야 해요.
태권도 선수의 꿈을 내려놓고 새로운 분야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고민은
없었나요? 또, 주위 반응은 어땠는지요?
앞서 이야기했듯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새로운 길을 선택했는데, 그때도 지금도 후회는 없어요. 태권도 시범단 테스트를 준비하고, 활동하면서 운동은 원 없이 했거든요. 새벽에 훈련하다가 등에 경련이 일어난 적도 있어요. 미련 없이 운동을 내려놓고 영상 제작으로 뛰어들 때 이 길이 아니면 갈 데가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각오를 단단히 다졌죠.
태권도 체육관에서 일할 때 태권 체조 기획과 입상 등으로 나름대로 경험이 있었으니 다시 같이 일해보자고 제안한 사람들도 더러 있었어요. 그러나 영상 제작에 입문한 만큼 정중히 사양했죠. 가족은 별다른 반대가 없었지만 제가 뭘 하고자 하는지 궁금해하더라고요.(웃음)
영상 제작을 하면서 뿌듯하거나 보람 느낀 적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제작은 어렵지만, 영상을 재생했을 때 이미지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면 보람을 넘어 희열감마저 느껴요. 영상을 의뢰한 기업에서 만족한다면 더할 나위 없죠. 현재 NX SQUARE는 점점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엔 2016년보다 5배나 높은 매출을 달성했고, 올해는 이미 작년의 매출을 넘어서 상승세를 타고 있어요. 초창기엔 스타트업 기업의 홍보영상을 제작했는데 지금은 대기업에서도 제안이 많이 들어오고 있죠. 미팅 가서 일을 맡기면 든든하다는 평가를 받을 땐 뿌듯합니다.
학생선수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
학생선수 가운데서도 운동 외의 분야를 궁금해하는 친구들이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해요. 원하는 길이 있어도 겁이 나서 시도해보지 못하고 있다면 일단 뛰어들어보고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비록 저는 부상으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했지만, 이 분야에서 재미와 자신감을 느꼈고 입문 후부터 지금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기에 아쉬움이 없거든요. 평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제가 하는 말이 있는데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할 수 없다’입니다. 운동이든 다른 어떤 분야든 간에 자신감은 필수예요.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이 궁금합니다.
영상이라는 분야는 그야말로 광활합니다. 그 안에 존재하는 외주제작사만 해도 상당히 많죠. 뒤집어 말하면, NX SQUARE와 같은 일을 하는 곳이 적지 않기에 의뢰받는 영상만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앞으로 더 성장해 나가려면 우리 회사만의 자체 콘텐츠를 만들어서 수익을 창출하고 인정받아야겠죠. 제가 운동선수 출신인 만큼 스포츠 콘텐츠 제작에는 자신 있어요. 드라마<도깨비>로 인정받은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처럼 영상 기반 콘텐츠물을 직접 제작하는 게 꿈입니다.
앞으로는 영상의 시대가 열릴 거예요. 넷플릭스, 유튜브 등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그 흐름을 주도하기 위해 이모티콘, 캐릭터 등으로 시작해 신선한 콘텐츠 개발과 플랫폼 구축 등에 역량을 쏟고자 합니다.
- 정일석 NX SQUARE 대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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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대학교 체육학과 졸업
태권도 시범단으로 활동 -
NX SQUARE 창업, 1인기업으로 활약하다가 규모 확장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키움증권, 웰컴저축은행, KDB산업은행,
현대자동차, 비즈테크
파트너스(LG계열사) 등의 모션 그래픽 영상 제작